난독 환자가 독해 컨설팅을 한번 받아봤읍니다.. 2

 

저번 포스팅에 이어, 오늘은 '이해'라는 거 정확히 어떻게 하는 건지!

그리고 연상 체질 검사 후기를 말하려고 한다.

(갠적으로 검사가 되게 재밌고 흥미로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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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귀여운거 보고가세여 ~~

 

우리는 이해라는 걸 어떤 과정을 통해 달성할까? 나는 이제까지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걸 알면 정말 글을 이해한다는 게 뭔지 알게 된다. 그 과정을 이해하면 책을 읽을 때 내용이 좀더 풍부하게 다가온다.

 

'이해'의 과정에 대해 대표님이 아주 좋은 예시로 설명하신 것이 있다.

 

우리 집이 옛날에 논현동 216의 4호 주택 단지에 살고 있었어요. 옆집이 우리랑 친했는데 우리가 맨날 중국집 많이 시켜 먹었었거든요. 근데 그 집에서도 어느 날 갑자기 짜장면이 먹고 싶었던 거에요. 그 당시에는 자전거로 배달하던 시절이에요. 어쨌든 짜장면이 먹고 싶었던 옆집은 215호로 배달해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배달하는 사람이 215호가 어디냐 그런거죠. 그 때 옆집은 이렇게 대답했어요.  '216호 옆집이 우리 집이에요.' 그때는 주택지가 있는데 먼저 지은 사람이 1호 2호 3호 이렇게 이렇게 되는 구조였어요. 그러니까 215호라고 하면 그 바로 옆에 있는 집인거죠. 그렇게 말했더니 배달하는 사람이 알겠다고 대답하고 짜장면도 제대로 배달해줬어요.

여기서 배달하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 사람이 전화를 받아서 215호가 어디지, 생각했더니 머릿속에 나오는 게 없어서 물어본거죠. 그랬더니 216호 옆이에요, 라는 말에 금방  머릿속에 쫙 그려지죠. 그러니까 내가 원래 갖고 있던 215호라는 위치에 215호를 옆집이라는 관계로 붙이면 되는구나, 이걸 깨달은 거죠. 이해는 이런 과정으로 하게 되는 거에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원래 내 기존 지식에 새로운 지식이 들어오면 어떠한 관계로 정립하여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유전자가위'라는 것도, 내가 알고 있는 유전자의 지식인 'DNA'와 가위의 기능적 의미를 합쳐 '유전자가위'를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이 바로 우리가 책을 읽는 가장 근본적인 목적이라 생각했다. 책을 읽는 것은 어쨌든 우리가 더 똑똑해지고 더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함이다. 그럴려면 나는 그 책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책을 읽었는데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면 책을 읽는 의미가 있을까? 이해를 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연스레 추론을 하게 된다. 이 지식이 내가 갖고 있던 이 지식이랑 이렇게 연결될 것이다, 라고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다. 이 연습을 자주하다보면 추론이 익숙해지고, 이해가 빨라지는 것이다. 

 

보통 문장을 이해하려면 단어의 뜻을 필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영어도 어떤 문장을 이해하고 맥락을 이해하려면 단어의 뜻을 아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떤 단어를 읽었을 때 얼마나 잘 연상할 수 있는지 '연상 체질 검사'를 실시했다.

 

연상 체질 검사는 이런 것이다.

'정권'이라는 단어를 읽고나서 떠오르는 연상 단어를 적는다.

나는 대통령을 생각했다. 연상 단어가 어떤 게 나오느냐에 따라 나의 사고의 깊이를 알 수 있다.

 

이 포스팅을 보는 당신도 체험해볼 수 있다.

오래 생각하지 말고 좀 빨리빨리 해야 한다.

제시된 단어를 보고 연상되는 단어를 적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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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례

2. 멸시

3. 정치

4. 진전

5. 추구

6.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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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프 평가하는 법>

만약 내가 멸시 옆에 분노를 썼다면, 둘은 원래 비슷한 의미에 단어이므로 사고가 한 단계 더 들어갔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진전이라는 단어에서 프로젝트를 생각했다면 한 단계 들어간 사고 깊이라고 생각한다. 또 의식이라는 단어로 병원이 떠올랐으면 '의식을 잃어 병원에 갔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에 이것도 좋은 연상단어이다.

 

나는 꽤 좋은 연상단어들을 적어냈다 ㅎㅎ 연상 체질 검사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단순히 글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이해와 사고로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다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그런 준비는 이미 되어 있는 셈이다. 내가 갖고 있는 독해 능력의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속도 측면에서는 단점이 있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검사도 따로 있지만 하지는 않았다.) 만약 내가 신속하게 읽는 것이 약하다면 천천히 주도적으로 읽었을 때 훨씬 독해 능력이 좋아질 수 있다. 

 

연상 체질 검사에서는 나도 몰랐던 나의 독해 잠재력을 파악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더 글을 잘 읽을 수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역시 뭐든 전략이 중요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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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해 컨설팅은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데 정말 글을 잘 읽고 싶은 사람, 책 읽기를 꾸준히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받아봐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무작정 독서 해야지! 이게 아니라, 내가 왜 지금까지 독서를 할 때 어려움을 느꼈는지 파악하고 그에 따라 내게 맞는 독해법을 검사를 통해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본격적으로 독서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컨설팅을 받아본다면 독서할 때 전보다 훨씬 수월하고 이해도 높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나는 '비욘드브레인'이라는 곳에서 받았다!

관심있다면 블로그에 정리가 잘 되어 있으니 확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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