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 환자가 독해 컨설팅을 한번 받아봤읍니다..

 

정말 오랜만에 포스팅이다..!

 

이번 학기에 21학점을 듣는 바람에 블로그에

쪼금 소홀했지만,, 뭐 다시 돌아왔으니 됐지..

 

앞으로 열심히.. 할게요

 

ㄱㅇㅇ 햄스터 ㅠㅠ

 

오늘은 최근 경험했던 일 중 하나를 가져왔다.

원래 나는 책을 어떻게 하면 잘 읽을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여러 방법으로

그 니즈를 채우려고 했었다.

 

- 밀리의 서재 구독해서 끌리는 책 마구잡이로 읽기

- 마음에 든 구절 보고 든 생각을 포스트잇 붙여서 적고 기억하기

- 책읽을 시간을 꼭 정해두고 그 때는 무조건 책 읽기

 

등등 ... 여러 방법들을 활용해서 글을 잘 읽으려고

했었는데 좀더 생각해보니 내 글읽기 습관 자체가

문제라면 이런 것들이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솔직히 요즘 독서 모임은 활성화되는 데 비해

현재 내 독해 능력이 어떻고 문제가 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조금 부족한 듯하다.

 

정말 글을 꾸준히 오래 읽고 싶다면

내 독해 능력에 대해서도

한 번쯤 고민해봐야하지 않을까?

 

그래서 독해 컨설팅 및 상담을 받아봤다.

결론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다!

 

그 과정에 대해 에피소드를 말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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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뉴우스를 한 번 읽어봤어요

동아사이언스

 

아니 웬 걸.. 상담을 받으러 갔는데 급작스럽게 과학 뉴스를 읽게 되었다. 그리 길지 않았지만 문송한 나한텐(지금은 디자인이지만) 생소한 분야라 도전정신이 좀 필요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난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딱 읽기 시작했는데..!

 

 

아니 크리스퍼 유전자가위가 뭔데요.. 하지만 나는 이를 알아낼 방도가 없다고 생각해서 그냥 건너뛰었다. (그런데 추후 이것이 내 독해 습관에서의 문제인 걸 알게 되는데..) 기사 자체는 낯설고 어려웠지만, 내가 꽤 관심있는 얘기들이 있어서 순간 몰입도가 확 올라가는 문장들이 몇 있었다. 어떤 기술로 몇 명이 효과를 봤는지,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 등.

 

이렇게 지문을 하나 읽고 나서 전체적인 감상이 어땠는지, 어려움은 없었는지, 흥미롭게 읽었던 구절은 뭐였는지 가볍게 토킹하기 시작했다.

 

 

📚 나에게 있었던 습관 문제

내가 건너뛰었던 '유전자가위'는 어느정도 유추가 가능한 부분이었다. 보통 '유전자' 하면 DNA가 떠오르는데, 여기서 좀더 알고 있는 사람들은 DNA의 이중나선구조가 머릿속으로 그려질 것이다. 그렇다면 '유전자가위'라고 했을 때 이중나선구조를 자르는 건가..? 하고 유추해볼 수 있다. 가위가 여기선 어떤 의미로 쓰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내가 알고 있는 가위의 뜻은 자르는 도구밖에는 없으니까.

 

그런데 실제로 읽어보니 정말로 이 '유전자가위'라는 새로운 기술은 나선구조의 특정 부분을 잘라서 질병을 막는 기술이었다. 솔직히 아주 조금만 더 생각해봤다면 '유전자가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한 것이다.

 

✅ 나는 왜 '유전자가위'라는 단어를 모른다고 판단하여 즉각적으로 무시하고 넘어갔을까?

내가 정말 독해다운 독해를 한 경험은 수능 때밖에 없었다. 그런데 수능은 문제를 풀고 많이 맞춰야 하는 시험이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거기에 시간을 지체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후딱 넘어간 것이다. 이걸 이해할 시간에 빨리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서 내가 아는 것에 집중하는 나만의 전략인 것이다. 

 

그래서 내가 컨설팅 받은 '비욘드브레인' 회사 대표님이시자 독해 컨설턴트님과 대화하다보니 나온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1. 내가 그동안 했던 독해는 수능 독해밖에 없었음

2. 수능 독해를 하면서 문제를 빨리 풀어야한다는 강박에 모르는 단어는 넘겨버림

3. 습관으로 형성돼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단어도 모르면 바로 건너 뜀

 

그렇다면 앞으로 독서를 해야할 땐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까? 대표님께서 되게 많은 인사이트를 주셨다!

 

 

📚 독해, 글읽기를 좀더 잘 할 수 있는 자세는

우리가 보통은 어떤 책을 읽고 그 안에서 너무 어려운 내용이 나오면 오로지 그 책 안에서 해답을 찾으려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해 대표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다.

 

사람들마다 그게 있어요. 그래서 뭔가 교과서처럼 책 한 권을 잡아서 그걸 이해해야만 하는 그걸 이해 못하면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거야. 내가 못하는 거야. 그래서 대학 가서 뭔가 연구하다 보면요. 이해가 잘 안 되잖아요. 그러면 이제 좌절하고 막 당황을 해요.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그 책이 이해가 안 되면 그 책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다른 책을 찾으면 되잖아요.  왜 그 내용을 꼭 이 책으로 반드시 학습을 하려고 생각을 하느냐 이거죠.

 

생각해보니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었다. 그냥 친구들끼리 얘기하다가도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그 친구한테서 답을 찾기보다는 내가 구글링해보면 되는 것이다. 내가 읽고 있는 책은 나만을 위해 쓴 책이 아니다. 그러니 나를 완벽하게 이해시켜줄 문장을 제대로 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면 내가 해야 하는 반응은 그냥 구글링해서 이게 뭔지 찾아보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공유하고 있는 문제가 있었다. 바로 책을 신성하게 여기는 것. 왠지 이 책을 사면 무조건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어야 할 것 같고, 모든 내용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야할 것 같은 부담감. 그리고 책을 사놓고 읽지 않으면 드는 죄책감. 하지만 책은 신성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 생각을 먼저 버릴 필요가 있다. 책에 잡혀 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만만하게 봐야 한다.

 

나는 얼마 전에 책을 세 권을 샀다. 그런데 한 권을 읽다가 다른 책도 궁금해졌다. 저 책은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 그런데 왠지 괜한 강박 때문에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저 책을 읽어야만 할 것 같은 것이다. 이에 대해 대표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옷을 두 벌 샀어요. 그런데 한 벌 해질 때까지 같은 옷을 계속 입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내가 입고 싶을 때 입어도 되죠. 아니면 같은 옷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틀 연속 입을 수도 있죠. 혹은 옷장에 진열되어 있는 옷들을 내맘대로 조합해서 입을 수도 있어요. 책을 읽을 때에도 마찬가지에요.

 

책을 읽을 때에는 어떠한 부담감으로 읽는 게 아니라, 어찌됐든 내가 재밌어야 하는 것이다. 독서클럽이 계속 생기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결국엔 내가 독서를 꾸준히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럼 나는 왜 독서를 꾸준히 못할까?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독서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그 두려움은 책을 신성하게 여기는 내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 앞으로 글 읽을 때 이건 피하자!

그래서 나는 대표님 말씀을 기반으로 다음과 같은 마인드셋을 도출해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1. 기존의 책에 대한 관념과 관습을 버리자!

2. 그날그날 내 입맛대로 책을 읽자! (다른 책이랑 바람펴도 허용.)

3. 읽다가 흥미가 떨어지는 파트가 나온다? 그러면 그냥 읽지 말고 넘기자.

4. 모르는 내용인데 알고 싶다면 다른 칼럼을 찾아보자. 책에 집착하지 말고 더 넓은 정보를 입수해보자.

5. 나의 독해 실력에 비해 너무 어려운 수준의 글을 무리하게 도전하지 말고, 비슷하거나 살짝 높은 수준의 책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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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스팅에서는 책을 이해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보고, 연상 체질 검사도 해본 후기도 가져와보겠다. 개인적으로 검사가 굉장히 재미있었고, '이해'라는 개념을 알고 나서 책을 바라보는 관점도 변화했어서 굉장히 유익할 것이당.